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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can To The Letter: Reading Écrits Closely

herimo 2013. 4. 26. 00:36



에크리 읽기

저자
브루스 핑크 지음
출판사
도서출판 b | 2007-08-2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문자 그대로 '라캉' 읽기 라캉의『에크리』에 수록된 텍스트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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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can To The Letter: Reading Écrits Closely


Bruce Fink, Lacan To The Letter: Reading Écrits Closely,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2004.

국역. 김서영 역, 『에크리 읽기: 문자 그대로의 라캉』, 서울: 도서출판 b, 2007.


아파서 나가지도 못하는 마당에 틈틈이 오늘 하루동안 읽은 책. 1, 2, 5장은 읽었고 3, 4, 6장은 남아있다. 그러니까 딱 반 읽은 셈.


문자 그대로의 라캉이라는 말에 걸맞게 라캉의 이론을 명료하게 전달하고 있는 책. 불가능하리라 생각했지만 브루스 핑크는 해내고 있다!


그의 깊은 빡침을 느낄 수 있는 다음과 같은 문장을 참고할 것.


"이것은 특수한 글쓰기 전략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를 반기지 않을 수도 있으며 사실 우리 대부분은─라캉의 업적을 해독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한 사람들조차도─어떤 순간에는 이에 대해 격분하게 된다." (236쪽)


이 말 외에도 책 곳곳에 '난해한', '해석하기 어려운', '명료하지 않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등등의 표현을 자주 쓰고 있지만 실상 핑크는 이러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라캉에 대한 명료한 이해를 도출해낸다. 이 불가능한 작업에 대해서는 지젝 역시 "복잡한 세부를 희생시키지 않고도 라캉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명확하게 설명한다."고 핑크의 노력을 치하했을 정도이다. 발췌하기엔 귀찮고 시간도 많이 걸리니까 그냥 간단한 감상으로 대체.


1장


1장에서는 상상계적 전이에 대한 분석가의 경계가 필요하며 분석가는 그것이 거의 불가능한 일이더라도 자신을 상징적 위치(혹은 상징계의 축 위에 위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 a-a'로 분석행위자(피분석자)와 분석가가 만나게 되는 순간 정신분석은 거의 필연적으로 실패하게 돼 있다.


2장


자아심리학에 대한 라캉의 비판. 1장의 연장이며 에른스트 크리스의 자아심리학에 대한 라캉의 비판을 연대기적으로 추적한다. 이를 통해 라캉의 이론에 변화가 나타났음을 지적한다.


5장


사실 이 책이 교묘하게 구성돼 있어서 3, 4장을 읽고 나서 5장을 읽는 것이 더 바람직할 테지만 요즘 팔루스Phallus 개념에 어느 정도 관심이 생겨서 5장을 먼저 읽음. 5장은 라캉의 그 악명 높은 공식들의 기초를 설명하는 장이다.


의미작용(S/s)=언표(s)


우리는 의미작용의 아랫부분에 자리한 기의(s; signified)가 실상 언표(s; statement)와 같은 문자로 씌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핑크는 고유명사의 기표-기의-언표 관계로부터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이 공식을 명쾌하게 해결한다. 고유명사의 기표를 말할 때 말해진 것(언표)과 그 의미 사이에는 아무 차이가 없다는 것. 그리고 이때 기표는 라캉에게 있어서 기표들의 전체집합(Other; Autre)에서 하나의 결여로 볼 수 있는데 기존에 없던 것에 이름을 붙이는 행위와 연관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인터넷이라는 "용어는 기존의 몯느 기표들의 집합의 일부에 속하지 않는 새로운 기표였다(240쪽)." 따라서 기표(S; Signifier)의 약호로서 '-1'을 붙인다. "고유명사가 완전한 것으로 가정된 모든 기표의 집합이 완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방식을 강조하고자" 했기 때문이다(241쪽).


따라서 위의 공식에 대한 변형이 가능해진다


-1/s=s, -1=s², 따라서 '√-1=s'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공식을 통해 라캉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주체가 자신의 코기토를 통해 스스로를 남김없이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무엇인가를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그는 자신에 대해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을 간과하고 있다"(E 819, 국역본 242쪽에서 재인용).


팔루스로 넘어가기 전에 라캉의 '생식기를 부정적으로 만드는 과정'에 대한 논의를 짚을 필요가 있다. 아이가 (부모에 의해) 자신의 쾌락이 금지되는 것에 대해 라캉은 -φ(마이너스 소문자 phi)로 약호화한다. 이는 상상적 영역에서 잠재적으로 상실된 것으로서의 음경의 이미지를 가리킨다. 이러한 음경penis에 대비되는 팔루스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것이며 가치 있는 것이며 욕망되는 것이다"(246쪽). 이는 추상적이며 타자에 의해 욕망되는 것을 대표한다. 따라서 이는 "주이상스의 자리"를 대표하는 것이기도 하다. 라캉이 상징계를 대문자로 나타내는 경향에 따라 이는 -φ와 대비되는 Φ(대문자 phi)로 약호화된다.


이제 우리는 위의 공식


의미작용(S/s)=언표(s)


을 보다 다양한 형태로 확장시킬 수 있다. S=-1=Φ이고, s=-φ이므로 이 공식은 이제 (+)Φ=(-φ)²이라는 공식으로 변화한다. 즉, 상상계에서 상징계로의 이행을 통해 마이너스 값의 상상적 결여를 기표의 플러스 값으로 이동시키는 과정이 이 공식 안에 담겨 있는 셈이다. 이는 또한 "말에서 기표를 사용하는 우리의 능력은 부재를 극복하고 상실을 긍정적인 어떤 것으로" 지양하는 과정을 함축하기도 한다(250쪽). 


라캉이 팔루스를 모든 기표의 집합에 속하지 않는 기표로 개념화하며 타자에 속하지 않는 기표이므로 S(/A)를 뜻하기도 한다. 따라서 팔루스는 의미 작용 자체의 기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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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어떤 설명서보다 라캉의 팔루스 개념을 명료하게 설명한다. 동시에 이런 명료함은 명료한 의문들을 낳는다. 기표 집합 외부의 기표인 팔루스에 추정된 상징적 지위는 무엇을 통해 정당화되는가? 팔루스는 정말로 페니스의 권위에 의존하지 않는 순수한 기표인가? 그렇다면 왜 팔루스라는 명칭을 고집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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