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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게모니와 사회주의 전략

herimo 2013. 4. 26. 00:47

#북리뷰 - 『헤게모니와 사회주의 전략』




헤게모니와 사회주의 전략

저자
에르네스토 라클라우 지음
출판사
후마니타스 | 2012-05-07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포스트 마르크스주의의 대표 이론가, 에르네스토 라클라우와 샹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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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nesto Laclau & Chantal Mouffe, Hegemony and the Socialist Strategies: Towards a Radical Democratic Politics (London and New York: Verso, 2001[1985]).

국역. 이승원 역, 『헤게모니와 사회주의 전략 ─ 급진 민주주의 정치를 향하여』, 서울: 후마니타스, 2001.


이 책은 1985년에 초판으로 출간된 Hegemony and the Socialist Strategies의 제2판인 2001년판에 대한 번역본이다. 한국에서는 1990년에 도서출판 터(여긴 이제 아마 망한 것 같은데)에서 김성기 등의 번역으로 『사회변혁과 헤게모니』라는 책으로 출간된 바 있다.


재판임에도 불구하고 저자들은 자신들의 초판을 크게 수정할 필요가 없었다고 재판 서문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책은 로자 룩셈부르크의 자발주의와 과잉결정 개념, 카우츠키의 정통교의 마르크시즘(혹은 맑시즘), 베른슈타인의 수정주의와 점진주의, 소렐의 역사적 블록 개념을 두루 살펴본 뒤에 그람시의 헤게모니 개념과 진지전 개념을 (사실 이 책이 나온 뒤에 그 지위가 확고해진 표현이지만) 후기마르크스주의적으로 재사유한다.


이 책은 최소한 셋 이상의 뛰어난 후기구조주의 철학자들의 개념을 전유하는데 라캉의 (외상적 저항으로서의) 실재 개념, 푸코의 담론 개념, 데리다의 해체의 독해법이 그것이다.


첫 번째 개념은 이 책에서 적대, 그리고 등가 연쇄의 중핵을 설명하고 있으며 푸코의 담론 개념은 담론 구성체라는 개념으로 살아있다. 또한 서술이 진행되는 과정이 일반적으로 해체적 독법에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데리다를 빼놓을 수도 없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정통' 마르크스주의에서 상정하는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의 전면적 투쟁과 혁명, 경제의 필연적 전개 과정은 더 이상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대신, 20세기 후반 이후 전개된 소위 '신사회운동'(이 책에서는 새로운 사회운동으로 번역되고 있다)에 대한 이론적 설명을 제공한다. 적대는 단일하지 않으므로 '적대들'이며 헤게모니는(보다 이 책의 표현에 따르면 헤게모니를 접합할 가능성은) 단순히 노동 계급이 아닌, 모든 등가적 정체성과 정치체에 열려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 책의 출간 이후 "포스트 마르크시즘 Post Marxism"이라는 조류의 대표자들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마르크스 주의의 변절자, 혹은 논리유희를 일삼는 골방 철학자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역자 후기 참조).


내가 보기에 이 책은 적어도 현재적 정치에 대한 의미 있는 하나의 코멘트가 될 수 있을 텐데 라클라우가 2000년에 버소 출판사에서 출간된 슬라보예 지젝, 주디스 버틀러와 함께 한 작업에서도 정력적으로 신사회운동을 옹호하고 있으며(물론 지젝과 버틀러는 이를 비판한다. 지젝은 라클라우의 혁명론이 전면적 혁명을 부인하고 자본 자체를 사유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버틀러는 그것이 정말로 '새로운' 사회운동이라고 불릴만한 것인지에 대해서 각각 반론을 제기한다), 그의 의견에 동의하든, 않든 라클라우와 무페의 작업은 현대 사회의 민주주의에 대한 유의미한 이론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 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덧. 라클라우의 On Populist Reason (2007) 이 후마니타스에서 근간 예정이라고 한다. 아마 이 책의 재판에 대한 역자 후기에도 썼듯이 현상황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기 때문에 후마니타스에서는 라클라우의 정치철학을 조명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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