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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knowledgement

‹청춘기록›(2020, 연출 안경호, 극복 하명희)은 제목만 들어도 조금 갸우뚱거리게 되는 기획이다. 2020년에 청춘물은 이미 낡은 장르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상하게도 청춘을 이야기하는 이들은 지금 청춘이라고 불리는 10대, 20대(조금 길게 보면 30대 초반)가 아니다. 청춘은 40, 50대가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를 표현하는 말에 가깝다. 청춘물이나 하이틴 로맨틱 코미디가 유행했던 것도 이 나이대 사람들이 막 자본시장에서 스스로의 위치를 찾아가던 무렵의 일로 기억한다. 청춘물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노동이나 재능으로 인한 계급(계층) 상승에 대한 욕망 역시 현재 10, 20대의 꿈으로 언급되진 않는다. 그들이 그런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바라기에는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자본..

정념2 情念 1. 감정에 따라 일어나는, 억누르기 어려운 생각. (예문) 사랑의 정념.—«표준국어대사전» 중. 나는 원래 한국 사회에서 게이들이 다른 게이들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 대해 써보려고 했었다. 다만 관계 맺는 방식으로 유형화하기가 까다로워서 이 계획은 계획 이상의 결과물을 내지 못했고 그 흔적은 아직도 이 블로그의 비공개 포스트 중 하나에 남아 있다. 일기보단 좀 더 무게 있는 걸 쓰고 자려는 마음에 블로그 글 주제를 공모했을 때 친구가 반쯤 농담(즉 반쯤은 진담)으로 건넨 주제는 '정념의 인류학'이었다. 정념과 인류학이라는 두 단어는 각각 떼 놓고 봐도 각각 너무 큰 주제라 내가 감히 어찌할 수 없는 것이지만 나는 이때의 '정념'이 주로 '트위터 게이'라고 부르는 (인류에 비하면야 당연히) 상..
이미 지나왔던 이 길, 이제 비로소 산책하리라.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는 길. 망막의 뒤편에 쌓인 응집된 추억들은 다시 한 올씩 풀려지고 기억 속의 들꽃들이 저 혼자 흔들리는 곳, 이제 처음으로 시작하는 길, 되돌아가는 길. 희망은 길고 질기며 절망은 넓고 깊은 것을…… ⏤최승자, 미망(未忘) 혹은 비망(備忘) 15 /1 나는 내가 평생 외로울 거라고 생각했다. /2 언제부터 했던 생각인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 그런 생각을 하기 전에 내 세상은 내가 사는 집, 내가 발로 걸어 다닐 수 있는 길, 내가 다니는 학교, 크게 세 개의 공간으로 이뤄져 있었다. 좁은 세계 속에서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라는 말을 믿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뭐라도 되지 않을까?' 정도의 막연한 꿈을 꿨다. 그 시절 내가 막연..
조바심. 명사. 1. 조마조마하여 마음을 졸임. 또는 그렇게 졸이는 마음. (표준국어대사전) - 지내다 보면 어떤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게 느껴지는 시기가 있다. 요새가 꼭 그렇다. 몇 가지 신호가 있다. 얼마 전에 맥 OS를 포맷하고 새로 설치했다. 부트캠프로 설치한 윈도10에는 아직 한글(워드프로세서)을 설치하지 않았다. 맥에도, 윈도에도 오피스도 설치하지 않았다. 이것들 모두 언젠가 애초에 얼마 크지도 않은 내 맥북의 하드디스크의 빈 자리를 비집고 들어 오겠지만 아무튼 아직은 아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어떻게 사람이 페이지스로 글을 쓰고 살 수 있지? 그러니까, 한국에서? 답은 간단하다. 나는 요새 글다운 글을 쓰고 있지 않다. 글이란 건 어떤 과정을 끝냈을 때 나오는 결과물..

찬실이는 복도 많지(2019, 김초희 감독) —슬픔은 자질구레하게 *스포일러투성이 리뷰만 써서 접어두었었는데 그렇게 하면 일부 기능(구분선, 각주)이 잘 작동하지 않아서 앞으로는 그냥 쓸 예정입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2019, 김초희 감독)를 보고 나서, 너무 진지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의 중요함을 생각해보게 됐다. 이 영화는 우연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이끌어 가는지 보여주지만, 동시에 우리에게 스스로 그것을 잘 긁어모아서 삶을 하나하나 매듭짓거나 풀어가야 할 책임과 힘이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나도 몇 겹의 우연이 겹치지 않았다면 이 영화를 보지 못했을 것 같다. 내 기억으로는 아트나인에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봤던 날 이 영화의 예고편을 봤다. 예고편을 보고 챙겨봐야지 싶어서 마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