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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의 초월론적 경험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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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의 초월론적 경험론

herimo 2014. 7. 25. 21:21

들뢰즈의 초월론적 경험론


들뢰즈가 자신의 철학을 ‘초월론적 경험론’이라고 부른 것은 그의 방대한 철학 세계에 접근할 수 있는 하나의 길을 제시해주는 단락이다.[각주:1] 곧, ‘초월론’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들뢰즈의 철학과 칸트의 초월론적 철학 간의 연관 관계를 모색해보게 된다. 칸트는 자신의 철학이 인식 대상의 ‘가능한 조건’을 찾았다는 점에서 자신의 철학을 초월론적이라 칭했다.[각주:2] 곧, 초월론적이란 말은 어떤 ‘가능 조건’을 탐구하는 철학인 셈이다. 그렇다면 들뢰즈는 무엇의 가능 조건을 탐구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우리는 들뢰즈의 철학이 ‘강도의 철학’으로 불린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들뢰즈에게 강도란, “이념적 함량 운동과 이어져 있는 감성이나 물질”을 말한다.[각주:3] 들뢰즈에게 이념적 세계는 감성적 세계에 속한다는 점, 칸트가 개념의 세계 위에 이념의 세계를 두었다는 점을 동시에 감안한다면, 들뢰즈에게 감성과 물질은 처음부터 이상적, 정신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즉, 칸트에게 ‘도식’이 감성과 지성(오성)을 매개한다면, 들뢰즈에게 강도-개체성의 층위는 이념-잠재성의 층위와 재현-현실성의 층위를 매개하며, 이 두 층위를 연결하는 동시에 사이내기하는 층위이다. 강도-개체성의 층위는 잠재적 역량이 강도적인 차이로 분화되는 장소이다. 그리고 이 강도적 차이가 현실화된 대상들의 양적·질적 차이를 만들어내는 원인이다.[각주:4] 이러한 면에서 강도는 현실 대상의 경험에 선행한다. 무엇보다도 강도야말로 경험과 대상의 생성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 곧, 경험과 대상의 가능 조건이라는 의미에서 들뢰즈의 강도는 초월론적이다.[각주:5] 들뢰즈의 철학이 칸트의 도식론을 현대적으로 계승한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들뢰즈에게 강도는 존재자의 발생 원인이며, 사유와 인식의 가능 조건이다.



순수이성비판

저자
임마누엘 칸트 지음
출판사
아카넷 | 2006-06-25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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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책소개
유한한 인식의 한계 내에서 위대함을 꿈꾸었던 계몽주의적 인간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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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론적 경험론은 존재를 강도적 본성에 따라 규명하고, 강도적 본성에 관계하는 주체를 중심으로 사유와 인식의 절차를 설명하고자 한다.[각주:6] 그러므로 들뢰즈의 철학은 그의 강도론을 중심으로 구축되어 있다. 그렇다면 들뢰즈에게 강도는 무엇인가? 그는 『차이와 반복』에서 강도를 긍정적, 정언적, 동태적인 특성을 지닌 ‘두 번째 반복’과 연관지어 설명하고 있다.[각주:7] 또한 “어떤 경우든 반복은 개념 없는 차이다.”[각주:8]라는 그의 단언을 고려하면 들뢰즈사상에서 차이와 반복의 의미를 좇는 길은 강도의 의미를 추구하는 길과 같은 선로에 놓여있음을 어렵지 발견할 수 있다. 김상환은 들뢰즈의 강도를 “불균등한 두 힘forces의 비대칭적 종합에서 오는 역량puissance이되 종합되는 그 두 힘도 각기 자기 나름대로 다시 부등한 두 힘의 비대칭적 종합”이라고 기술한다.[각주:9] 이 단락에서 강도적 차이는 반복의 역량과 동치이며 모든 반복은 동일한 것의 반복이라기 보다는 이러한 차이의 역량이 드러나는 차이의 반복이다.[각주:10]



차이와 반복(현대사상의 모험 13)

저자
질 들뢰즈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4-03-20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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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책소개
▶ 차이 그리고 반복 | 비바람을 동반한 폭풍우원래 들뢰즈의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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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와 차이와 반복에 대한 이러한 시각을 통해 존재를 규명하고자 할 때, 이는 ‘존재의 일의성univocité’ 테제로 귀결된다. 이 테제에 따르면 존재에는 어떤 본질이 존재하지 않으며, 형상eidos과 모상eikon의 특권은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들뢰즈에게 있어 전통적인 대상 개념을 대체하는 개념은 플라톤이 추방하고자 했던 “허상simulacrum”이다. 들뢰즈는 시뮬라크르에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하며 창조적인 존재론을 펼쳐나간다. 만약 존재의 일의성 테제에 대립하는, ‘유비의 테제’ 아래에서 성립하는 ‘재현의 세계’가 있다면 이는 동일성의 사유로 귀착된다. 이런 동일성의 사유에서 성립하는 차이는 이항대립의 차이이며 부정적인 차이밖에 없다.[각주:11] 반면에 들뢰즈가 스스로 동어반복적인 표현이라 이야기하는 ‘강도의 차이’는 불균등한 두 강도 사이에서 성립하는 차이의 정도이며, 누승적인 차이이다. 다시 말해, “현상적 사물의 배후에는 무수한 불균등의 단계들을 지나면서 연속적으로 이어지고 변이하는 강도상의 종합이 있다.”[각주:12] 강도가 낳는 종합은 이전 단계의 불균등을 해결하는 창조적 종합이며, 이는 계속되는 불일치로 인해 끊임 없이 이어진다. 이러한 창조적 종합에서는 강도적 차이소들 간의 ‘공명’이 일어난다.[각주:13] 차이는 단순히 차이에 그치지 않고 어떤 ‘계열’을 묶어내는 차이소, ‘차이짓는 차이소’, 분화소가 된다. 동시에 강도적 차이는 계열들 밖으로 넘치는 운동, ‘강요된 운동’을 통해 다시 깊이의 세계로 빠뜨려버린다. 들뢰즈는 이러한 카오스모스의 체계를 개체와 같은 것으로 보며, 이에 따라 들뢰즈에게 존재자는 늘 강도적 개체이다. 따라서 들뢰즈에게 존재자는 형상(eidos)도, 모상(eikon)도 아니다. 사물의 본래적 상태는 오직 허상(simulacre)일 뿐이다. 들뢰즈에게 존재자는 현상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그 배후의 어떤 강도적 체계를 일컫는다. 이 강도적 체계는 여러 구성 요소를 갖는다. 먼저 바탕이라 불리는 개체화의 장에는 “다질적 항들로 이루어진 계열들이 득실거린다.”[각주:14] 이 기저의 계열들은 온-주름운동complication 속에 놓여있다. 그리고 이 계열들이 서로 짝짓고 공명하여 새로운 개체들이 발생할 때, 계열들은 서로 함축하/되는 안-주름운동implication에 놓여있다.[각주:15] 이 안-주름운동에서 계열은 개체화하는 차이와 개체적 차이로 변형된다. 그러나 기저의 계열들이 자리잡은 온-주름운동 역시 다른 주름운동을 계승하는 것이며, 온-주름운동과 안-주름운동은 또 다른 주름운동으로 이어진다.

이 단락에서 들뢰즈에게 강도-개체성의 층위는 칸트에게 ‘도식’이 그러하듯이 이분법적인 무엇을 매개하는 영역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칸트는 감성의 내용과 오성의 범주를 나누고 이를 ‘도식’ 혹은 ‘선험적 내용’으로 불리는 ‘제3의 항’을 통해 매개하고자 했다.[각주:16] 그러나 칸트와 달리 들뢰즈에게 감성과 이념은 강도에서 이어져 있으므로 그는 칸트의 이분법을 곧바로 가져올 수 없다. 들뢰즈가 칸트의 것에 비해 보다 긴밀하게 참조하는 이분법이 있다면 그것은 베르그송의 구도이다. 즉, 들뢰즈의 강도-개체성의 층위가 사이내기하는 두 층위는 베르그송의 현실적인 것-잠재적인 것의 분할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이런 면에서 들뢰즈가 강도-개체성의 층위를 통해 분할하는 두 층위를 각각 재현-현실성의 층위, 이념-잠재성의 층위로 부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세 개의 층위는 각각 어떤 특성을 가지며 분할되어 있으며, 이것이 존재자라는 개체의 성립이라는 드라마에 있어서 어떠한 배경 혹은 서식지가 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먼저, 이념-잠재성의 층위, 이 층위는 카오스적이며 디오니소스적인 세계, 혹은 『의미의 논리』에서는 ‘깊이의 세계’라 불리는 세계에 상응한다. 이 층위에서 일어나는 어떤 절차는 잠재력이 형성되는 과정이며, 이러한 잠재력은 통해 모든 것이 발생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들뢰즈는 이러한 잠재력의 형성 과정을 ‘점진적 규정’의 과정이라 이른다. 들뢰즈는 미분법을 통해 이와 같은 과정을 세 단계로 나눠 설명한다. 우선 dx와 dy의 발생은 연속성과 양화 가능성의 성립을 뜻하는 규정 가능성의 성립을 보여준다. 혹은 다질적인 차이소(미분적인 것)들이 ‘부차모순’을 이루면서 공존하는 광경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다질적인 차이소(dx와 dy) 사이에는 어떤 관계에 놓이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비율적 관계에 놓인 차이소들은 특정한 연속체를 낳는다. 들뢰즈는 이 두 번째 과정을 상호적 규정이라 불렀으며 이는 질화 가능성의 성립과 연관된다. 미분의 기호를 이용하자면 미분비(dy/dx)의 발생에 해당하는 단계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단계에서는 두 번째 단계에서 형성된 연속체가 n차원의 다양체로 탈바꿈하며 순수 잠재력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를 완결된 규정이라 부르며, 이때 독특성과 에너지 계열들이 성립한다. 미분의 용어로는 dy/dx라는 미분비의 일정한 값아 발생함을 뜻한다.[각주:17]

들뢰즈는 이러한 점진적 규정의 과정의 결과 잠재적 역량이 형성되는 과정을 미분화différntiation라 부른다. 주름운동에서 이는 막-주름운동perplication으로 불리며 물음-문제들의 복합체가 형성되는 과정이다.[각주:18] 이러한 막-주름운동은 상기했던 바와 같이 강도의 층위에서 일어나는 온-주름운동과 안-주름운동으로 계승된다. 즉, 잠재력 역량은 강도의 층위에서 강도의 역량으로 변모하여 최초의 강도적 개체를 낳는 개체화의 과정의 필수 조건이며, 이것은 다시 현실성의 층위에서  현실적 대상을 낳는 현실화의 가장 기저에 깔린 토대이다.[각주:19] 점진적 규정의 과정에서 성립하는 이념적 다양체를 들뢰즈는 구조라 지칭하는데, 이와 같이 수직적 상승의 과정의 결과에 해당하는 현실적 층위를 선험적으로 구조화하기 때문이다. (정태적 종합의 영역)



의미의 논리(한길그레이트북스 038)

저자
질 들뢰즈 지음
출판사
한길사 | 1999-09-15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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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들뢰즈 철학을 소개하는 데 많은 힘을 기울인 철학자 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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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개체성의 층위에서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절차는 극화 혹은 개체화이다. 들뢰즈는 극화와 칸트의 도식을 견주며 칸트의 도식이 역량을 셈하고 있지 않음을 비판한다. 따라서 도식들이 아닌 이념들의 드라마들로 역동성을 설정할 것을 제안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들뢰즈는 선의 사례를 든다. “가장 짧다는 것은 단순히 직선 개념의 도식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직선과 곡선의 분화를 표현하는 한에서 또한 선(線)의 이념의 꿈, 드라마이거나 그 이념의 극화이다.” 들뢰즈는 곧바로, “우리는 이념, 개념, 드라마를 서로 구별”하고 다음과 같이 덧붙인다. “드라마의 역할은 이념의 미분비와 독특성들을 구현하면서 개념을 종별화하거나 특수화하는 데 있다.”[각주:20] 극화는 양과 질의 성립 이전에 실행되며 이 극화를 통해 현실적인 것의 분화는 비로소 규정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강도적 차이가 낳는 종합, 창조적 종합의 과정을 언급한 바 있다. 강도적 차이는 다질적 항들을 묶어 계열을 낳고, 시공간적 역동성과 공명을 통해 체계를 낳고, 이 체계는 강요된 운동으로 이러여 다시 카오스로 돌아가게 되는 이 카오스모스의 체계는 강도적 개체. 고유한 의미의 존재자에 상응한다. 이는 재현-현실성에서 재현할 수 없는 것이며, 시뮬라르크이다. 그렇다면 이 강도적 세계에 서식하는 주체는 무엇인가? 이념-잠재성의 세계에 서식하는 주체가 전-개체적이라면 강도적 층위의 주체는 비인격적 주체이며, 정체성을 획득하지 못하고 꾸물거리며 수동적으로 종합하는 균열과 분열의 주체이다. 들뢰즈는 이를 ‘애벌레-주체들’이라 부른다. 따라서 우리는 이 애벌레-주체들이 겪어내는 극화/개체화의 과정을 체계의 형성 및 수동적 종합의 과정과 연관지을 수 있다.[각주:21] 강도는 깊이에 비유될 수 있으며 그 가장 밑바닥에는 이념-잠재성의 층위에서 형성되어 올라온 잠재력의 다양체가 최초로 질료화된다. 이러한 극화의 과정에 해당하는 것이 위에서 언급한 안-주름운동이며, 강도적 차이들은 비대칭적이자 불균등하게 상호 침투적이고 상호 표현적 관계를 맺는다. 그러므로 하나의 강도적 차이는 다른 모든 차이들을 함축하는 강도가 낳는 비대칭적 종합은 그 역량이 가장 낮은 등급의 차이까지 종합해낸다. 안-주름운동을 통해 강도는 개체화하며, 개체화하는 차이가 되고, 개체적 차이가 되어, 자기 자신에게 되돌아오게 된다. 들뢰즈는 이와 같이 안-주름운동을 어떠한 돌아옴(回歸), 나아가 니체의 영원회귀와 연관시킨다.



들뢰즈의 니체

저자
질 들뢰즈 지음
출판사
철학과현실사 | 2007-07-25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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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책소개
들뢰즈가 쓴 니체 철학에 대한 해설서. 들뢰즈가 니체와 어떻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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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현실성의 층위는 들뢰즈의 철학에서 높이의 세계, 혹은 상층으로 비유될 수 있으며 현상계에 해당한다. 이곳에서는 막-주름운동, 온-주름운동, 안-주름운동을 계승하는 밖-주름운동explication, 겹-주름운동réplication이 일어난다. 밖-주름운동은 강도적 요인들이 현실화되며, 바깥으로 펼쳐지는 것, 곧, 연장과 질들, 부분과 종들로 개봉되는 것, 그리하여 강도의 주름들이 모습을 감추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들뢰즈는 그것이 주름의 소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겹-주름운동의 모습으로 현실적 존재자 안에 봉인되는 과정을 포착한다. 그러나 겹-주름운동은 주름운동이 완결되는 단계가 아니다. 막-주름, 온-주름, 밖-주름, 겹-주름은 영원회귀를 함축하는 안-주름과 연결돼 있으며, 주름운동은 완결되지 않으며 끊임없이 회전하는 도식 속에 자리잡고 있다.[각주:22]

이렇듯 세 층위에 걸쳐 있는 주름운동의 전개과정을 살펴본 것은 존재/존재자를 강도적 본성에 연관짓는 들뢰즈의 설명에 대한 하나의 요약본이다. 이제 우리에게는 강도적 본성과 사유와 인식의 절차는 어떻게 연관되느냐는 물음이 남는다. 들뢰즈에게 사유는 일의성의 테제와 보완관계에 있다. 들뢰즈는 객관적인 것처럼 자신을 위장하는 서양적 사유의 이미지의 암묵적인 전제들—본편성 본성, 공통감, 재인, 재현, 오류, 명제, 해, 앎의 공준—을 꼬집는다. 그리고 이러한 암묵적인 전제들은 문제나 물음의 가치에 대한 망각, 배움의 차원에 대한 경시와 오인을 낳는다.[각주:23] 들뢰즈에게 사유는 어떤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명제나 개념의 차원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의미와 이념의 차원으로 도약해야 한다. 그는 사유이론에 혁명을 가져오기 위해 “이미지 없는 사유”를 추구한다. 이는 공통감과 양식에서 벗어난 사유의 가능성을 밝히고자 하는 이론이다. 들뢰즈의 존재론이 애벌레-주체의 역동적 발생을 이야기하듯이 사유 이론 역시 심층에서 벌어지는 강렬한 심리적 과정을 이야기한다. 강도의 층위에서 코기토는 흩어지고, 공통감과 양식은 파괴되며, 수동적으로 수축된 비인격적 자아만 남는다. 이런 층위에서의 사유야말로 들뢰즈가 말한 이미지 없는 사유에 해당될 것이다. 따라서 이미지 없는 사유는 경험을 초과하는 초월적 경험인 동시에 경험의 가능 조건과 조우하게 되는 초월론적 경험이다.


  1. “우리는 감성적인 것 안에서도 오로지 감각밖에 할 수 없는 것, 곧 감성적인 것의 존재 자체를 직접적으로 포착할 수 있다. 그때 경험론은 실로 초월론적 성격을 띠게 되고, 감성론은 확실한 분과 학문이 된다.” (Gilles Deleuze, 김상환 역, 『차이와 반복(Différence et Répétition)』, 민음사, 2004, 145. 이하 ‘DR’로 약칭) [본문으로]
  2. Immanuel Kant, 백종현 역, 『순수이성비판(Kritik der reinen Vernunft)』, 아카넷, 2006, 376(A135=B174 이하). 이후에는 ‘KrV’로 약칭. “초월철학이 갖는 고유한 점은, 초월철학은 지성의 순수한 개념들에 주어지는 규칙(또는 차라리 규칙들을 위한 보편적인 조건) 말고도 동시에 이 규칙[들]이 적용되어야 할 경우를 선험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본문으로]
  3. 김상환, 「들뢰즈의 초월론적 경험론」(수업자료/이하 ‘해제’로 약칭), 2. [본문으로]
  4. 해제 7. [본문으로]
  5. 동시에, 강도는 자신이 낳은 질과 양들 밑으로 숨어들어가는 초월적transcendant 사태이기도 하다 (해제 7). 칸트는 초월론적transzendental이라는 표현과 초월적transzendent이라는 표현을 명백히 구분하여 사용하고자 한다. “여기서 우리가 다루어야 할 과제는 경험적 가상(예컨대, 시각적인 가상)이 아니다. … 그 대신에 우리가 문제삼는 것은 초월적 가상이다. 이것은 결코 경험에 사용되도록 마련된 것이 아닌 원칙들에 영향을 미친다. … 초월적 가상은 우리를 전적으로 범주들의 경험적 사용 너머로 이끌고, 우리로 하여금 순수 지성의 확장이라는 환영[幻影]으로 희망을 갖게 한다. 우리는 그것의 사용이 온전히 가능한 경험의 경계 안에 너무는 원칙들을 내재적 원칙이라 일컫고, 반면에 이 한계를 넘어간다고 하는 원칙들을 초험적 원칙이라 일컫고자 한다. … 초월적과 초험적은 동일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위에서 설명한 순수 지성의 원칙들은 순전히 경험적으로만 사용되어야 하는 것이고, 초월적으로는 다시 말해 경험의 한계를 넘어서 사용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계를 치워버리는, 심지어 그것을 넘어가라고 지시명령까지 하는 원칙은 초험적이라고 일컬어진다.” (KrV, 526=A296=B352 이하. 백종현은 ‘초월론적transzendental’을 ‘초월’ 혹은 ‘초월적’으로, ‘초월적transcendant’을 ‘초험’ 혹은 ‘초험적’으로 번역하고 있다. 강조는 원문) [본문으로]
  6. 해제 8/김상환,『철학과 인문적 상상력: 헤겔 만가』, 문학과 지성사, 2012,167 참조. [본문으로]
  7. DR 74. [본문으로]
  8. DR 74. [본문으로]
  9. 김상환, 『철학과 인문적 상상력: 헤겔 만가』, 문학과 지성사, 2012,166. [본문으로]
  10. 모든 반복이 차이를 동반한다는 시각은 ‘차이의 철학’을 특정짓는 요소이며, 데리다의 itérabilité 개념과도 통한다. [본문으로]
  11. 이 단락에서 우리는 들뢰즈가 강도를 설명함에 있어서 ‘첫 번째 차이’라 했던 차이의 특성을 복기해볼 필요가 있겠다. 그 차이는 “개념에 외부적인 것으로 설정”되며, 똑같은 개념 아래 재현된 대상들 사이의 차이, 같음의 반복이다. 따라서 ‘첫 번째 반복’은 개념의 결칩에서 성립하는 부정적 반복이며 가언적이고 정태적이다. 이 첫 번째 반복은 외연과 결과 안에서 일어나고, 평범하고, 수평적이며, 개봉되고 설명되고, 공전의 성격, 동등성, 통약 가능성, 대칭성을 띠고 있다. 이는 물질적이며, 생기가 없고, ‘헐벗은’ 반복이다. (DR 74-75 참조) [본문으로]
  12. 김상환, 『철학과 인문적 상상력: 헤겔 만가』, 문학과 지성사, 2012, 209. [본문으로]
  13. 들뢰즈는 이 점에 착안해 자신의 철학을 긍정의 철학이라 일컫는다. (해제 8). [본문으로]
  14. 김상환, 『철학과 인문적 상상력: 헤겔 만가』, 문학과 지성사, 2012, 210. [본문으로]
  15. 영어권에서 -pli-를 접힘(fold)으로 번역한 것은 이러한 접고 접히는 관계를 연상할 수 있게 한다. [본문으로]
  16. 김상환, 『해체론 시대의 철학』, 문학과 지성사, 1997, 61. [본문으로]
  17. 이 부분에서 『의미의 논리』에 등장하는 독특한 점들(singular points)과 우발점(aleatary points)을 각기 dx, dy. 우발점을 이러한 독특한 점들을 묶어내는 미분비의 /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이 글의 본문에서는 『차이와 반복』에 등장하는 드라마의 과정을 따라갈 것이며, 『의미의 논리』와 공명하는 부분은 각주로 병기할 것이다. [본문으로]
  18. 『의미의 논리』의 구도를 따르면, 물음은 독특한 점들, 문제는 우발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본문으로]
  19. 강도-개체성의 층위, 이념-잠재성의 층위, 재현-현실성의 층위는 (완벽하게 포개지는 것은 아닐지라도) 각각 『의미의 논리』에서 깊이, 표면, 높이의 세계에 해당한다. 이러한 수직적 구도를 상상할 때 들뢰즈가 잠재적 역량이 현실적 대상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수직적 상승의 과정이라 지칭한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차이와 반복』에서는 중층에 해당하는 강도의 세계가 깊이의 세계로 표현된다는 점에는 주의를 요한다. 또한 이런 수직적 상승, 개봉, 현실화의 측면에서 미분화와 분화, 곧, 미/분화différet/ciation 과정 역시 함축되어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본문으로]
  20. DR 469. [본문으로]
  21. 들뢰즈는 살아 있는 현재를 구성하는 수축, 종합을 이야기한다. 미래란 그러한 수축 안에서 예상되는 현재이다. “따라서 살아 있는 현재는 과거에서 미래로 가지만, 그 과거와 미래는 현재 자체가 시간 안에서 구성한 과거이자 미래이다. … 이때 그 현재는 수축을 통해 특수한 것들을 봉인하고 있다가 자신의 기대 범위 안에서 일반적인 것을 개봉한다. … 이 종합은 구성적이다. … 이 종합은 정신에 의래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다만 모든 기억과 모든 반성에 앞서 응시하는 정신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을 뿐이다. 시간은 … 어떤 수동적 주체의 주관성이다. (DR 171) [본문으로]
  22. 해체 12 참조. [본문으로]
  23. 김상환, 『철학과 인문적 상상력: 헤겔 만가』, 문학과 지성사, 2012, 171.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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