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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knowledgement
2020년 6월 8일, 조바심 본문
조바심. 명사. 1. 조마조마하여 마음을 졸임. 또는 그렇게 졸이는 마음. (표준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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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내다 보면 어떤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게 느껴지는 시기가 있다. 요새가 꼭 그렇다. 몇 가지 신호가 있다. 얼마 전에 맥 OS를 포맷하고 새로 설치했다. 부트캠프로 설치한 윈도10에는 아직 한글(워드프로세서)을 설치하지 않았다. 맥에도, 윈도에도 오피스도 설치하지 않았다. 이것들 모두 언젠가 애초에 얼마 크지도 않은 내 맥북의 하드디스크의 빈 자리를 비집고 들어 오겠지만 아무튼 아직은 아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어떻게 사람이 페이지스로 글을 쓰고 살 수 있지? 그러니까, 한국에서? 답은 간단하다. 나는 요새 글다운 글을 쓰고 있지 않다. 글이란 건 어떤 과정을 끝냈을 때 나오는 결과물이다. 나는 하나의 과정을 마무리했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 그 사이에서 헤매고 있다.
헤맨다의 다른 말.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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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서류 낼 게 있어 농담처럼 (내가 지하철 타고 갈 수 있는) '세계의 끝'이라고 부르는 불광동에 갔다 왔다. 불광동은 어쩜 이름도 불광동일까. 정말 가고 싶지 않은 이름이야. 그래도 불광동에 나쁜 기억은 없다. 오늘 생길 뻔 했지만 배짱 두둑하게 대처했다. 사정이 무엇인고 하니, 반드시 불광동에 있는 어떤 은행에서 통장을 개설해야 했는데 대기 시간이 어림해서 한 시간은 너끈히 넘었다. 그래서 그냥 밥 먹으러 나갔다. 나갔다 오니까 앞에 대기 세 명. 나이스..
필요한 서류를 내고 잠시 출판사에 들렀다. 인사도 드릴 겸 책도 살 겸. 과분히 좋은 대접을 받고 왠지 모르지만 일을 업어온 것 같다. 다시는 안 하려고 했는데. 아니 이 일까지만 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빠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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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났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일상 속 작은 사건들을 떠올려 본다. 요새 나에게 그런 사건은 닳아서 작아진 비누 조각의 발견하는 것이다. 물비누와는 달리 고체 비누는 내가 그것을 만지고 부비고 씻어낸 시간의 흔적이 새겨져 있다.
쓰던 물비누를 다 쓸 때까지 선물 받았던 고체 비누를 뜯지 않았었다. 그러다 보니 자꾸 쌓였는데 2, 3달 전에야 드디어 물비누가 동 나서 선물을 하나씩 뜯기 시작했다. S가 준 비누에는 탄생석이 들어가 있다. 쓰기 시작한 지 1, 2달 된 것 같은데 이제 반 정도 썼다. 탄생석을 발굴하는 데 성공하면 어디다 쓰지? 종이를 고정하는 데 쓸까? 제법 운치가 있지만 요새는 직업 외 분야에서는 페이퍼리스한 삶을 추구하고 있어서 조금 더 고민해 봐야지.
C가 준 비누는 라벤더와 코코넛 향이 난다. 원래부터 크기가 작았지만 금세 사라지는 중이다. 매일매일 착실하게 비누를 쓰고 있다는 게 눈과 기억으로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다.
두 비누를 다 쓰면 B 선생님이 주신 비누를 뜯을 참이다. 이 비누마저 다 써 버리면 아직 남아 있는 물비누 리필을 마저 쓰고... 아마 그러다 보면 올해가 또 다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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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딘가로 넘어가려고 준비하고 있고 일을 조금씩 부피가 커지고(무거워지는 정도는 아니지만), 야속한 시간의 흐름은 일상 속에서 뚜렷하게 알 수 있을 만큼 명확해서 조금 무섭다. 끝과 시작 사이에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2020년의 6월을 보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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