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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knowledgement
2월 말의 일(?)기 본문
Nobody knows more fully, more fatalistically than a fat woman how unbridgeable the gap is between the self we see and the self as whom we are seen… and no one can appreciate more fervently the act of magical faith by which it may be possible, at last, to assert and believe, against every social possibility, that the self we see can be made visible as if through our own eyes to the people who see us… Dare I, after this half-decade, call it with all a fat woman's defiance, my identity? – as a gay man. 1
1. 세상에 벌써 2월 말이라니..ㅠㅠ 일기는 날마다 쓰는 거랬는데.. 짧아야 열흘에 한번 우다다 모아서 일상에 대해 쓰면서 일기라는 말 붙이는 건 좀 이상한 거 같아ㅋㅋㅋ 암튼 최근 며칠 간의 일들에 대해 씁니다. 저의 일기를 기다리는 두, 세 명의 독자에게 바칩니다.. (거참 소박하다)
2. 최근 나의 뚱뚱함과 내 정신머리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좀 있었는데.. 최근에 나도 바쁘고 애인도 바빠지면서 애인이 한 명쯤 더 있으면 좋겠다는 농담을 친구들이랑 꽤 많이 했단 말임. 근데 프로이트 아재 말처럼 농담과 무의식은 어쩌구의 관계에 있으니까 내가 지금 어떤 이유로든 외롭다? 누군가 필요하다? 어떤(특정/불특정) 사람과 자고 싶다? 혹은 소유하고 싶다? 뭐 암튼 그런 정신적 역동이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문제는 내가 그런 욕망에서 자꾸 도망치려고 한다는 것이다. 여러 현실적인 제약이 있겠지만 그보다는 난 그냥.. 내가 누군가에게 매력적일 수도 있다는 것, 특히 성적 매력을 어필할 수도 있다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지니고 있다(혹은 마침내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 최근에는 나와 분리할 수 없게 덕지덕지 붙어 늘어져 가는 살과 비곗덩어리들이 그 거부감의 핵심원인이라는 사실을 조금 더 직접적으로 대면하려고 애를 쓰는 중이다. 농담처럼 팻 프라이드 얘기를 했지만.. 에 이게 프라이드가 될 수는 없고요. 구체적으로 쉐임풀하다는 걸 인지하는 것이 시작하는 단계로는 괜찮아 보임.
3. (2)의 연장선상에서 든 생각인데 운동하거나 착장에 신경쓰면서 남들에게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가꾸는 사람이 좀 신기하다. 사실 때때로 질투하기도, 비웃기도 한다. 그 감각을 이해하기가 조금 힘들다. 순전히 건강이나 취미이기 때문이 아니라 매력을 더하기 위해 운동한다는 건 도대체 어떤 느낌이지? 그런데 그런 것으로 매력이 늘 수가 있나? 아니면, 좋은 옷이 좋은 사람을 만들어주나? 그리고 그렇게 애정을 받으면.. 그건 또 어디에 쓰지? 그런 애정이 안정감을 줄 수가 있나? 비슷한 걸로 셀카 찍는 것도 잘 이해 안 됨.. 난 나 보기 싫어서 방에 거울도 안 뒀는데?? 굳이 셀카를 찍어서 올리는 사람들이 자기 못생겼다고 하는 거 물론 진심이겠지만 이거 되게 자기 살쪘다고 하면서 운동한 근육질의 몸사진 올리는 섹계 같다는 인상을 받긴 함 ㅋㅋㅋ 그들도 진심이겠죠 아마.. 예예
4. (3)과 조금 다른 방향에서 : 많은 동성애자들이 성적 매력과 애정의 교환 시장 속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가, 사실은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했다가, 그랬다. 음... 근데 많이들 어느 한 쪽 극단에서 생각하는 것 같다. 성적 매력이 그 자체로 애정과 1:1 교환이 되는 것도 아니고.. 성적 매력이 없다고 애정을 못 주고받는 것도 아닌데.. 아니 애초에 나 자신이 살 하나 극복 못하는데 이런 말 해도 되나 싶기도 하지만
5. 아무튼 성적 매력과 애정의 교환 시장에서 내가 택한 전략은 나를 비매품으로 만드는 전략이다. 이 전략을 나의 에이섹슈얼 친구들도 쓰고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별로 건강한 방법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인기 상품으로 포장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6. 근데 친구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아 근데 이거 되게 자기 집 1층에 슈퍼나 문방구 차린 사람의 마음가짐 같다는 말을 하긴 했다. 친구도 많고..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도 있고.. 음 아닌가? 그런 풍족한 애정이 (돈 많은 건물주가 착한 것처럼) 비로소 내 부족함을 외면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용기나 여유 따위를 준 것일지도 모르죠.. 그러니까 대단히 위선적인 포지션을 점유하게 된 것입니다 (두둥..) 적극적으로 비매품임을 주장하는 것이 오히려 좀 더 절박해 보이고 '음.. 내가 비매품??' 이렇게 메타적 인지를 하는 건 조금.. 비겁한 구석이 있잖아요. 그런 얘기임. 메타만 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닌데 아무튼 메타란 것이 또 하나의 비상구가 되어 버리는 역설을 잘 해결해 보아요~
7. (이번주의 일기 끝)이라고 쓰려다가 그래도 일기면 이번주에 한 걸 조금 더 적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다 적긴 귀찮고 금토일월 정도만
금 - 친구네 커플이랑 더블 데이트 함. 맛있는 걸 많이 먹음
토 - 친구가 자기 애인 소개해줌. 결혼, 유사 결혼, 비혼식, 축의금 얘기 많이 함. 프릳츠 갔는데 빵이 없어서 조금 놀랐음.
일 - 친구랑 졸업 사진 찍고 다른 친구랑 김가네 갔다가 카페 가고 또 다른 친구네 집에 놀러감. 서울 벗어나서 어디 가는 건 되게 오랜만이라 재밌었음.
월 - 처리할 일이 있어서 은행 가서 뭐 좀 하고 친구들이랑 카페에서 노닥거리다가 이대로 오늘을 끝낼 수 없어!! 하면서 문학비평 하나 읽음. 좋아서 재밌긴 했는데 낙담함.. 이런 건 못 쓰겠지.. 생각 들어서. 암튼 차씨네 가서 떡볶이 및 기타 등등을 먹고 루이 가서 위스키 한 잔 마심. 아주 맛있고 좋았다.
그럼 진짜 끝~
- Eve Kosofsky Sedgwick, "White Glasses", Tendencies (London: Routledge, 1994), pp. 250-251.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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